인공지능, 알고리즘의 감옥에 갇히다

알고리즘의 노예가 된 인공지능

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AI)의 놀라운 발전 속에서 살고 있다. AI는 바둑을 두고, 언어를 번역하며, 심지어 예술 작품을 모방해 그려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성취 뒤에는 놓치고 있는 문제가 있다. 그것은, 우리가 진정한 ‘지성’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관한 문제이며, 또한 우리가 AI를 어떻게 교육하고 어떤 사고방식을 주입하느냐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영국의 대표적인 AI 연구 기관인 **구글 딥마인드(DeepMind)**가 옥스퍼드와 UCL에서 인공지능 강의를 운영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은 묘한 불안을 불러일으킨다. MIT 미디어랩 연구원인 **실라 헤이먼(Sheila Hayman)**은 한 기사에서 딥마인드의 연구 철학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과학에 기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들이 ‘지능’을 정의하는 방식은 지나치게 협소하며, 인간의 사고 과정이 단순한 연산 과정으로 환원될 수 있다는 오만한 전제를 깔고 있다.

헤이먼은 인간의 지능이 단순히 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신체적 경험과 환경 속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감각적 요인들과 깊이 얽혀 있다고 주장한다. 거울뉴런(mirror neuron)에 대한 연구는 우리가 타인의 감정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방식이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오늘날 딥마인드가 추구하는 AI 모델은 이러한 인간적인 요소를 철저히 배제한 채, 오직 알고리즘적 계산과 최적화 문제로만 접근하고 있다.

딥마인드의 인공지능이 간과하는 것

AI가 바둑을 두고, 체스를 푸는 것은 경탄할 만한 일이지만, 이는 본질적으로 **”규칙 기반의 연산 최적화”**에 지나지 않는다. 이 시스템은 바흐의 음악을 분석할 수도 있고, 피카소의 작품을 모방할 수도 있지만, 그들이 바흐가 될 수도, 피카소가 될 수도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창작과 사유는 단순한 데이터 처리가 아니라, 경험과 맥락에서 비롯된 인간 고유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간과한 채 AI 교육이 기업의 손에 맡겨진다면, 미래의 연구자들은 인간의 지성을 단순한 알고리즘으로 가정한 채 기술을 개발하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는 단순한 철학적 논쟁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인식 변화를 요구하는 문제다. 인간의 경험과 사회적 맥락을 배제한 AI는 결국 피상적인 인공지능에 머물 뿐이며, 우리는 그것을 ‘지능’이라 부를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진정 두려워해야 할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바라보는 우리의 편협한 시각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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