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이미 바꾸고 있는 당신의 삶
인공지능(AI)은 우리 삶의 배경음처럼 조용하면서도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SF 영화 속 이야기 같았지만, 어느새 우리의 의료, 경찰 시스템, 금융, 심지어 연애까지도 AI가 개입하고 있다. 우리가 깨닫기도 전에, AI는 우리의 일상과 사회 구조 속에 녹아들었다. 이제는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형성하는 하나의 힘이 되었다.
인공지능, 생명을 구하는 기술
런던의 무어필드 안과 병원에서는 환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노화 관련 안 질환이 급증하면서, 의사들은 환자 하나하나를 돌볼 시간이 부족하다. 여기서 AI가 등장한다.
무어필드 병원의 의사들은 구글의 AI 연구소인 딥마인드와 협력하여 AI에게 100만 장이 넘는 안구 스캔 이미지를 학습시켰다. 이 AI는 질병의 초기 징후를 감지하고, 의사보다 빠르게 진단을 내리는 능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교수 펭 티 카우(Peng Tee Khaw)는 “AI가 의사만큼 정확하다면, 진단과 치료 결정이 거의 즉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심각한 눈 질환일 경우, 조기 발견이 시력을 지키는 열쇠가 되므로, AI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비단 안과뿐만이 아니다. 스탠퍼드 대학에서는 AI가 유방암 조직 샘플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기존 병리학자들은 몇 가지 주요 조직 특징을 분석해 암을 진단하지만, AI는 6,000개 이상의 세부 요소를 바탕으로 판단해 더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경찰도, 판사도, 금융업도 AI에게 묻는다
AI는 범죄예방에도 활용되고 있다. 영국 켄트 경찰은 PredPol이라는 AI 예측 시스템을 사용하여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예측한다. AI는 수년 간의 범죄 데이터를 학습하고, 이를 기반으로 매일 180개의 ‘핫스팟’을 생성한다. 경찰들은 이 지역을 중심으로 순찰을 돌며,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위험도 따른다. 유타 대학 연구팀은 AI가 특정 지역을 반복적으로 표적화하면서 순찰이 집중되는 ‘자기 강화 피드백 루프’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범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더 많은 경찰이 배치되면서, AI는 이곳을 다시 높은 위험 지역으로 판별하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AI가 결정하는 당신의 사랑과 금융
AI는 이미 데이팅 앱에도 적용되어 있다.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성향, 메시지 기록, 프로필 정보를 분석하여 가장 적합한 상대를 매칭한다. 재밌게도, AI는 우리가 생각보다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금융업에서도 AI의 역할은 커지고 있다. 알고리즘은 대출 신청자의 신용 기록, 소비 패턴 등을 분석하여 대출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기존 신용 점수 시스템보다 세밀한 평가가 가능하지만, 이를 악용하면 사회적 불평등이 더 심화될 수도 있다. AI가 특정 그룹에게 불리한 결정을 내리는 편견(bias)을 가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AI를 신뢰할 수 있을까?
AI의 힘은 놀랍지만, 윤리적 문제도 함께 제기된다. AI의 결정을 우리는 어느 정도까지 믿어야 할까? 의료 진단이든, 법 집행이든, 금융 거래든, AI는 아직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판단을 내리고 있다. 우리는 AI가 더 정확하고 공정하도록 만드는 한편, 인간의 감정과 윤리를 유지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음 번에 당신이 스마트폰을 켜고, 온라인에서 물건을 사고, 혹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그 과정 속에 AI가 개입하고 있음을 기억하라. AI는 이제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이미 당신의 삶을 조용히, 그리고 확실하게 바꾸고 있다.